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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벤츠를 샀다

머니피아 2017. 12. 29. 17:18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 뭐지?'라면서도 책을 집어 들었다. 속물 냄새가 풀풀나면서도 너무나 명확한 목표를 가진 책이라서일까? 도서관에 책 읽으러 갔다가 충동적으로 대여를 했고 나름 부담없이 재밌게 읽었다. 부담없이 재밌게 읽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수도 없이 반복되는 저자의 이야기가 바로 자신은 자기계발서를 심심풀이로 읽었다는 것이다. 왠지 심각하고 진중하게 읽어야할 것 같은 자기계발서를 머리 식히려고 심심풀이로 읽었다는, 무려 경영학 교수라는 사람이 정말 자기계발서를 읽고 벤츠를 샀을까?

저자는 박사까지 모두 서울대에서 마치고 현재는 교수로 재직중인 엘리트이다. 게다가 경영학과 교수라고 하면 왠지 돈 버는 방법을 잘 알고 있을 거라는 오해를 할 수도 있다. 책의 도입부에서 이러한 오해에 대한 저자의 나름 솔직한 고백이 인상적이다. 실제 내가 대학원에서 조교로 재직할 때 봤던 교수님들의 월급명세서만 봐도 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외제차를 타면서 살 정도로 많지는 않았다. 저자 주변에는 온통 서울대를 나온 엘리트들이 넘쳐나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사회에서 자리잡을 나이가 되었지만 외제차를 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저자는 왜 생뚱맞게 자기계발서를 읽고 벤츠를 샀다고 이 책을 썼을까?

위에서도 썼지만 저자는 학술지와 논문을 읽다 지쳐 머리를 식히게 위해 가볍게 자기계발서를 읽기 시작했는데 2년 여에 걸쳐 100권이 넘게 읽었다고 한다. 그렇게 읽다 보니 자기계발서들이 하는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럼 한번 실행으로 옮겨볼까라는 생각으로 벤츠사기를 목표로 설정했으며 실제로 2년만에 벤츠를 산다. 벤츠를 어떻게 사는지, 자기계발서를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로 책을 전개해 나간다. 그런데 진짜 책만 읽었다고 벤츠를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벤츠를 살 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진짜 사람들이 궁금해 할 내용은 에필로그에 짧게 언급되어 있다. 저자도 경매를 배웠다는 대목에선 조금 놀랐지만 이건 진짜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대단한 방법이다!라는 내용은 없다.

중요한 것은 자기계발서를 읽음으로써 생각이 바뀌고 행동의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행동의 변화는 삶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저자는 자기계발서를 지속적으로 읽어야 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자기계발서 한 권 읽는다고 인생이 바뀌냐는 것인데, 그럼 반대로 생각하면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도 정체가 자기계발서이다. 저자 자신이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경험한 삶의 변화를 벤츠라는 상징을 통해 또 한 권의 자기계발서로 만들어낸 것이다.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구체화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속 시도하는 것, 꿈을 종이에 적고 변화의 시간을 인내하라는 것이 이 책이 주는 메세지이다. 저자의 경험 자체로 만들어진 책이니 100% 믿어야할까? 다른 것은 몰라도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옮겼다는 것, 일반적으로는 생각으로만 그치기 쉬운 것을 실행했다는 것이다 중요하다. 설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달성 가능성은 0%이지만 실행하면 가능성이 1%라도 올라 간다. 그렇게 목표 달성에 한걸음이라도 다가서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누군가 보면 참 속물같은 책이라고 깎아내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의외로 의미있는 책이 되어버렸다. 이미 올해의 목표를 세워놓기는 했지만 중장기 목표 중 하나인 벤츠 구매하기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단순히 글로 쓰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서 사진을 찾았다. 그러다 사진도 부족할 것 같아 금단의 영역(?)인 피규어를 찾았고 국내 입고도 되지 않은 모델을 한 네이버카페 중고장터에서 구매했다. 지금 배송중인데 이게 뭐라고 약간 설레이는 건지...

누구나 욕심이 있고 욕망이 있다. 그것들을 다스리는 방법은 억제하거나 실현하거나 둘 중 한가지 방법뿐이다. 억제하며 사는 것은 그다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실현하는 것인데 보통 그런 목표들은 쉽게 이룰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쉽지 않기 때문에 노력해야 하고 달성했을 때 만족감은 더 클 것이다. 꼭 벤츠 사기가 목표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어떤 것을 대입해도 무방하다. 단지 목표를 구체화하고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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